촛불을 켜는 의미?
불은 독(毒), 악령(惡靈), 사기(邪氣) 등을 제거하는 힘이 있다고 하며 동시에 생명을 양육시키는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. 문명사적으로 볼 때도 불은 인류의 발전에 엄청난 변화를 가져다 주었는데 , 이런 연유로 불은 오랜 옛날부터 종교의식에 가장 중요시 되어 왔습니다.
인도의 힌두교에서도 불의 숭배는 대단했는데, 힌두교의 호마의식은 불을 중심으로 신자들이 죽 둘러앉아 신의 이름을 부르며 供物을 불 속에 던집니다. 그러면 그 공물은 흔적도 없이 타서 없어져 버리는데, 이는 불이 그 공물을 신에게 운반해 갔기 때문이라고 그들은 생각했던 것입니다.
그래서 그들은 불을 인간의 소망을 신에게 가져가는 운반자로 본 것인데, 후에 와서는 이 운반자의 개념이 더욱 구체화되면서, 불은 불의 신 아그니(Agni)로 인격화됩니다.
이러한 힌두교의 호마의식에서 나온 불에 대한 생각은 불교에서도 이어져서 부처님에 대한 공양으로 불을 밝히는 것이 의례화 되었고, 오늘날 부처님오신날 등불을 밝히는 행사로까지 이어져 내려온 것입니다.
이처럼 후대로 내려가면서 불상, 경전, 탑 등에 등불을 밝힐 것을 권장하게 되는데 이 등불은 상징적인 지혜의 불빛으로 쓰이는 경우가 많습니다.
법등(法燈)은 부처님의 가르침 그 자체를 하나의 등불로 본 것이고, 전등(傳燈)은 진리를 전수해 내려가는 그 자체를 말하고, 무진등(無盡燈)은 앞의 전등의 상태가 속등(續燈)의 상태에서 영원히 계속되는 것을 말합니다.
그러나 이 등불은 후대로 내려가면서 촛불로 바뀌는데, 초는 몸과 심지로 되어 있습니다. 이 심지에 불을 붙이면 촛불이 되는 것입니다. 그런데 초를 우리의 육체에, 심지를 우리의 마음, 즉 영혼에 견주어 보면, 육체와 영혼만 있는 초는 어둠을 밝힐 수 없습니다.
그러나 그 초의 심지인 영혼에 진리의 불을 붙일 경우 어둠은 사라지며, 불상 앞에 촛불을 켜는 것은 이 때문입니다. 우리 영혼의 심지에 진리의 불을 밝히겠다는 서원으로 촛불을 켜는 것입니다.
촛불은 탁하던 자신의 몸을 계속해서 녹여가면서 맑은 물로써 빛을 발하는데, 이는 끊임없이 타오르는 求道와 보살행으로 모든 탁한 것을 맑게 해 주고 청정함으로 태어난 지혜의 눈으로 진리의 불 을 밝히는 것입니다.